A.T 매거진

누군가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첫 번째는 바로 '얼굴'일 것입니다. 심리적 입체주의 화풍으로 잘 알려진 미국 현대 미술가 조지 콘도의 작품에는 어딘가 기괴해 보이고 추해 보이는 얼굴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눈, 코, 입이 온전하지 않고 해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얼굴보다도 오래, 그리고 강렬히 기억에 남는데요. 그 이유는 조지 콘도가 초상을 그릴 때 보이는 대상을 물리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대상의 진정한 본질을 꿰뚫어 보려 하기 때문이죠. 
 조지 콘도가 그리는 인물의 얼굴에는 불안, 분노, 초조함 등 여러 결로 교차하는 심리 상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렇듯 다양한 면이 공존하는 심리적인 상태에 주목하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인공적 사실주의 Artificial Realism', '심리적 입체주의 Psychological Cubism'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이번 3호 청약 상품인 <Untitled>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제작된 '존재적 초상화(Existential Portraits)' 연작 중 한 점으로, 초상화라는 전통적인 회화 장르와 허구의 초현실주의적인 캐릭터들을 결합함으로써 인물 내면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작품인데요. 무의식적 존재를 상징하는 타원형의 눈, 과장된 형태의 광대와 코, 긴 목과 비대칭의 귀, 그리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지닌 초현실적인 형상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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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적인 형태의 기괴한 형상은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여과 없이 투영하며, 동시에 미묘한 유쾌함과 장난스러움이 엿보입니다. 이러한 복잡한 심리적 요소들을 가상의 캐릭터에 구현함으로써 전통적인 아름다움 대한 개념과 초현실주의 화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도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죠.